4. 나의 불안요소 (#20230529)
나의 불안요소
2022.2.15.
중학생 때부터 늘 생각했다
내가 부모님의 관계를 제대로 메꾸지 못했다는 죄책감
앞으로 우리 가족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고
그대로 흘러가게 두면 아무 노력도 안 한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
그대로 흘러가는 것은 내잘못이 아닐텐데도
내가 바꿀 수 있었을텐데 하는 오지랖
내가 잘되더라도 내가 잘되서 우리 가족한테 무슨 변화를 줄 수 있을까
변화를 주지 못해도 아무 죄책감 없어도 괜찮은가 하는 생각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이
누군가에게 질투와 결핍, 불안을 주지 않을까
지레 걱정하는 나는
왜 가족에 대해서만 이렇게 겁이 많은 걸까
우리 가족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
내가 성공하더라도 누구에게 잘해줘야 하나 하는 걱정
나는 우리 집에서 빨리 성과를 내서
소득을 내야하는 사람인데
내가 연애를 하는 것도 사치라는 생각
연애를 하면 행복해지고 그럼 당장 우리집 문제를 덜 걱정하게 되기 때문에
한없이 신뢰를 주는 가족에게 안정감을 느끼면서도
이 가족에서 나만이 느끼고 있을 지 모르는 이 근원을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몇번이고 나를 위협하다가
그저 스쳐 지나는 존재인 듯이
걱정이 무색하게 희미해지고
잊을만하면 다시 나를 위협하기를 반복한다
위선과 죄책감
원동력인 동시에 불안의 근원
피해의식과 그로부터 도피해야한다는 절실한 마음이
마구 엉켜서
누구는 날 보고 별 고민을 끌어안고 산다고 질책할지 몰라도
마구 엉킨 이마음의 실마리가
스스로 녹아 흐려질때까지는
어디서부터 엉킨 마음을 풀어야할지 전혀 모르겠다.
그럼에도 나는 내가 지금의 일을 잘 할 수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이 글을 적는다
외면하며 살아왔던 감정인데
나를 움직이게 하는 악마의 원동력과도 같아서
나중에라도 이 감정이 잊혀지면
중요한 것을 잃을 것 같아 적는다.
내 아픔을 인정해야
언젠가는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아주 비 합리적인 이 감정으로
아무에게도 응원과 공감을 받을 수 없으리라는 점을
염두에 두는 편이 낫겠다
이 감정에서 내가 벗어날 때에야
나는 정말로 자유로울 수 있을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온전히 믿지 못해서
마음에 비극이 찾아왔다
서로의 말에 휘둘려 내가 그들을 의심하지 않길
학습된 혐오와 피해의식에서 벗어나
올해는, 아니 내년에는
꼭
온전히 내 가족의 마음을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2023.2.4.
나는 뭐가 그렇게 미안할까
이런 생각이 들 땐
미안해도 돼
근데 너가 나한테 더 미안해야지!
뭐랄까
때론 미안함에도 이익형량이 필요하다.
2023.2.15.
정신차리자
쾌락에 벗어나 현실로 돌아오면
늘
나에게 너무나도 버거운 현실이
나를 집어삼킬 듯 노려보고 있었다
2023.5.29.
오래 된 고민이 여물어가는 기분이 든다.
극도로 사랑하지 말 것.
사랑하는 것들을 사랑하고
사랑하지 않는 것들은 사랑하지 않아야지.